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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수시

영화과를 준비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저는 이미 고3 여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시겠지만 고3에게 여름방학이란 새로운 전형을 시작하기에 썩 여유로운 시기는 아니었어요..ㅠ 게다가 저는 원래 학종을 준비하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3년 동안 쌓아온 생기부를 버리고 실기에 몰두한다는 것은 거의 도박에 가까웠습니다. 번듯한 시나리오 한 편 써본 적 없는 내가 영화에 대한 애정만으로 이렇게 큰 결정을 해도 되는 걸까, 제 선택에 확신이 없어서 자존감도 자신감도 바닥을 치던 그 여름에 저는 최N강 아카데미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무섭고 빡빡한 입시 생활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달리 수업 분위기는 굉장히 평화롭고 즐거운 편이었습니다. 불안해하는 제게 열심히 용기를 북돋아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저도 금방 확신을 가지고 실기 준비를 할 수 있었고요. 특히 소그룹 수업을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수업에는 항상 학생들이 서로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른 친구의 글을 피드백 해주면서 어떻게 글을 써야 재미있는지 감이 많이 잡혔던 것 같습니다. 쓰는 사람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좋은 글에 대한 안목이 길러지는 것이죠!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피드백 시간이 가장 어색하고 괴로웠는데 지나고 보니 너무 좋은 활동이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엉망으로 글을 쓰면 남들한테 보여주기가 너무 부끄럽기 때문에..ㅎ 과제에 더 공을 들이게 되고, 실력이 늘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글을 쓸 때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는 편이었어요. 글 하나를 가지고 며칠을 붙잡고 있기도 했으니 당연히 실기 시험장에서는 늘 완성도가 떨어지는 글을 쓰고 나왔었습니다. 시간을 재서 연습을 해보려고 해도 문장 하나하나에 집착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습관이 도통 고쳐지질 않더라구요ㅠ 너무 답답해서 때려치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제일 처음에 배웠던 수업 내용을 복습하면서 기본적인 것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한 문장이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에 더 신경써야 할 것 같아서요. 필기와 네이버 카페를 참고하면서 주제와 기승전결 구조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캐릭터들에게 특성을 주는 것에만 집중했더니 제가 봐도 글이 훨씬 간결하고 재미있어졌습니다ㅋㅋ 글 자체가 명확하고 가벼워지니 쓰기에도 부담이 없고 시간도 점점 줄었어요! 재수 생활을 하면서 얻은 팁인데 현역 때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걸…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봤습니다..ㅎㅎ

입시를 하면서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단 한번도 학원을 그만두고 싶단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수업 날을 기다린 적이 많았어요. 그만큼 선생님들의 수업이 즐거웠고 유익했습니다! 영화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고 선생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제 스스로도 몰랐던 영화 취향이나 가치관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이런 대화들이 모여 나중에 면접을 준비할 때에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요. 제가 꿈꾸는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와 깊은 이야기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이 흔한 기회는 아니기에, 저는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선생님을 두 분이나 만났으니!ㅎㅎ 가끔 재수생 신분이 초라해질 때마다 ‘그래도 쌤들을 만나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봤으니 허튼 시간은 아니었다’며 스스로 다독이기도 했습니다. 좋은 성과까지 얻었으니 이제는 재수 생활이 제게 너무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이 되겠죠! 가로수길에 자주 갈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지만… 대학간 게 더 좋긴 합니다ㅋㅋㅋ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글이 너무 길어진 것 같네요ㅠ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이 끝까지 달려주신 쌤들도 정말 감사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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